Dong chun Lee

2001 장신구제안 SUGGESTION

한동안 금속공예라는 범주 속에서 잃어버렸던 장신구의 독자성을 우리 시대의 장신구작가들이 재발견하고 있습니다. 이제 현대 장신구에 부여되어지는 가치는 자기 표현이며 자기 발언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장신구작가에게 만의 과제가 아니라 착용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현대장신구는 좁게는 공예 분야에서, 넓게는 시각예술 영역에서 독립된 표현 매체로서 그 자리 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현대장신구에서의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은 작가의 미학적 또는 철학적 표현의 독자성에 대한 것입니다.

 

 

장신구제안 2001

2001. 11. 30 – 12. 15 크래프트스페이스 목금토/ 서울

 

강연미, 심현석, 우진순, 이동춘, 이정규, 전용일

전시기획: 우진순, 전용일, 이동춘 공동기획

 

SUGGESTION 2001

2001. 11. 30 – 12. 15 CRAFTSPACE MOKKUMTO/ Seoul

 

YeonmiKang, Hyun-seok Sim, Jin-soon Woo, Dongchun Lee, Jung-gyu Yi, Yong-il Jeon

Curating: Jin-soon Woo, Song-il Jeon, Dongchun Lee

 

 

장신구 다시 보기

난 반세기 동안의 장신구에 대한 해석 그리고 기술 및 재료에 대한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인들의 새로운 정신에 대한 갈망은 여러 분야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장신구 역시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으며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표현언어로서의 매체로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장신구의 다양성이나 독자성에 대한 사고가 확대되어지면서 사실 현대장신구는 순수미술의 물결에 휩쓸려 힘겹게 이를 따라가는 듯한 숨막힘을 느끼게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대장신구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일 것입니다. 그러고  순수미술로부터의 긍정적인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러나 이러한 장신구에 있어 부와 사회적 신분의 상징이라는 기존 가치는 여전히 지배적입니다. 이 가치관은 소재나 주제에 대한 제한을 가하게 됩니다. 이것이 초래하는 빈곤함에 대한 자각의 부족으로 인해 우리들의 독자성과 다양성에 대해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시각성 혹은 장식성 만이 강조된 이미지의 과부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단지 장신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 듯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소극적이고 보편적인 일상 속에서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라는 슬로건 아래 끊임없이 제공되어지는 일방적인 정보들 속에서 단지 선택이라는 소극적 행위만이 우리들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이 마치 나 스스로의 결정이라는 착각 속에서 적극적인 사고나 행위 그리고 느낌은 매우 부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방적 정보의 제공이나 대량생산이라는 산업화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은 매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의 관계 속에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대장신구 작가들이 가지는 “장신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같은 것입니다. 장신구는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다양한 해답의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찾아 낼 수 있는 이 가능성들은 우리들의 사고나 시각을 풍부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어쩌면 이것이 장신구가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동안 금속공예라는 범주 속에서 잃어버렸던 장신구의 독자성을 우리 시대의 장신구작가들이 재발견하고 있습니다. 이제 현대 장신구에 부여되어지는 가치는 자기 표현이며 자기 발언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장신구작가에게 만의 과제가 아니라 착용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대장신구는 좁게는 공예 분야에서, 넓게는 시각예술 영역에서 독립된 표현 매체로서 그 자리 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현대장신구에서의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은 작가의 미학적 또는 철학적 표현의 독자성에 대한 것입니다.

로운 천년을 열면서 장신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가치나 역할에서 벗어나 장신구에 대한 새롭고도 다양한 정의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장신구에 대한 담론을 풍부히 하고 현대장신구의 형식 그리고 내용에 대한 사고의 다면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신구에 대한 개념의 확대와 사고의 다양화를 이루어 현재 장신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각성 만이 강조된 편협성과 그리고 소재의 빈곤함에서 탈피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동춘/장신구작가